* 상담이야기 4 *
평택외국인복지센터 필리핀 상담통역사 로웨나 씨의 상담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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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이 너무 어려워서 혜택도 못 받아요.
안녕하세요. 저는 필리핀상담통역사입니다. 저는 평택외국인복지센터에서 일반 상담과 출장통역서비스 상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외국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한국에서 살고 있지만 한국말을 못하는 외국 분들이 아직까지는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 지난 6월 26일에 만난 F6비자(결혼이주민)로 체류 중이신 필리핀분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나라에서는 국민들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결정을 했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F6비자를 가진 결혼이주민들에게도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남편과 이혼을 한 상태지만 한국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키우느라 생활이 어려웠던 이 분은 소식을 듣자마자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하기 위해 살고 있는 지역의 주민센터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주민자치센터 선생님이 여러 가지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어 너무나 당황스럽고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나라에서 도와준다고 해서 신청하러 갔는데 너무 정신이 없고 무엇인가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은 신청을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속상한 마음에 친한 친구한테 주민센터에서 일어난 일들을 얘기했는데 그때 이 친구가 지난 4월 쯤 자가격리때문에 평택외국인복지센터의 필리핀 상담통역사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며 연락처를 알려 주었습니다.
센터에서 상담을 한 후, 저와 함께 주민자치센터를 다시 한 번 방문했습니다. 처음의 기억이 있어서인지 조금은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는데, 저는 괜찮다며 격려를 했습니다. 그런데 주민자치센터에 가서
“재난기본소득 신청하러 왔어요.”
라고 외국인등록증을 드렸더니 직원 분이 이 분을 알아보시고는 바로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너무 간단하게 끝나서 동행을 한 저도 어리둥절했고, 도움을 요청했던 필리핀 분도 놀랐습니다. 지난 번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필리핀 분이 준비를 제대로 못했던 것인지. 주민자치센터에서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했던 것인지, 아니면 신청을 하던 중에 이 분이 겁을 먹고 그냥 집으로 와 버린 것인지 저도 무척 궁금했지만 신청을 기다리는 다른 분들이 많아 자세한 사정을 물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추측컨대 F6비자를 가지고 있지만 이혼한 상태이기 때문에 직원 분이 실거주지며 기본 인적사항 등을 물어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잘 마무리가 되었고 언제 긴장을 했나 싶을 정도로 너무 편안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제가 도움이 되어 너무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친구의 소개가 없었더라면 재난기본소득 신청이 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놓치고 말았을 것입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이 들고 하루하루 변화하는 것이 많은 요즘, 특히 갑작스럽게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결정되고 그것을 현장에서 실무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분들이 최선을 다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모든 주민자치센터에 나라별 통역사를 배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께 저희 센터처럼 통역이 가능한 기관들의 연락처를 안내해 준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과 바람이 남았습니다. 비단 재난기본소득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일들로 관공서를 찾는 분들과 직원 분들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저희 센터도 더욱 많은 활동을 통해 여러 분들께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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