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평택외국인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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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 이야기 2 *
센터의 상담통역사 선생님들이 매일매일 상담을 하며 있었던 여러 사례들을 올리려고 합니다.
오늘은 첫 번째, 캄보디아어 상담통역사 한정원 선생님의 상담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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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평택외국인복지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캄보디아 상담 통역사 입니다. 제가 센터에서 상담을 하면서 여러 사례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한 가지 안타까웠던 상담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 사례를 보시고 노동자와 사업주가 모두 조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019년 5월 30일 센터로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캄보디아 노동자가 1년 10개월 재고용비자연장을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러나 근무처변경허가 신고가 안 되어 있다며 노동자는 벌금 500만원을, 회사는 벌금 800만원을 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또는 벌금을 내지 않고, 비자 연장 없이 출국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캄보디아 노동자는 너무 놀라 즉시 센터로 상담을 왔고, 곧바로 센터 대표님과 회사 사장님께서 같이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평택출장소 체류과를 방문하였습니다.

출입국에서는 노동자가 사업장변경을 한 이후 출입국에 방문을 하거나 신고를 한 기록이 없다고 하고, 노동자는 방문을 해서 신고를 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된 일인지 모두가 어리둥절해 했습니다. 출입국에서는 여기저기 조사를 하기 시작했고 긴 시간이 흐른 후 마침내, 출입국사무소가 아닌 송탄출장소에 가서 체류지 변경신고(주소 변경신고)를 했다는 기록을 발견했습니다.

사정을 들어보니 캄보디아 노동자는 근무 중이던 첫 회사가 폐업을 하자 2017년 11월 1일, 평택에 있는 회사로 사업장변경을 했습니다. 고용센터에 신고를 하고, 2017년 11월 3일 회사 차장님께서 캄보디아 근로자와 동료를 차를 태워 수원 출입국 평택출장소 앞에 내려주었습니다. 회사 차장님은 주차공간이 없었고, 동행했던 또 다른 캄보디아 동료가 한국어를 아주 잘 하는 사람이었기에 서류를 주고 근무처변경 허가 신고를 하고 회사로 오라고 했습니다. 캄보디아 노동자는 차장님께서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도 잘 모르면서 ‘네’ 라고 대답을 했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이 분들은 수원출입국 평택출장소 길 건너편에 위치한 평택시 송탄출장소를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근무처변경허가 신고는 못하고, 체류지 변경신고만 했던 것입니다. 그 후, 비자연장 신청을 할 당시까지 회사도, 노동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E-9 외국인노동자는 새로운 회사로 들어가서 근무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고용센터와 출입국사무소에 신고를 해야 합니다.

먼저, 고용센터에 회사의 사장님이나 직원이 방문하여 근로계약 체결을 신고하고 고용허가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회사 직원과 함께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방문하거나 하이코리아 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가서 근무처변경 허가 신고와 체류지변경 신고를 해야 합니다. 특히, 근무처변경 허가 신고는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해야 하고, 체류지변경 신고는 주소가 변경되고 14일 이내에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신고 기간에 따라 벌금이 부과됩니다.

 

이 캄보디아 노동자는 체류지변경 신고만 하고 근무처변경 허가 신고를 하지 않아 어마어마한 벌금이 부과된 것이었습니다. 결국은 벌금을 안 내는 대신 1년 10개월 재고용 연장을 못하고 바로 다음 날(체류기간 만료일) 캄보디아로 돌아갔습니다.

 

어떤 문제가 나타났을 때 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면 센터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결과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고, 그 결과는 결국 노동자 본인에게 돌아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자신과 관련된 기본적인 법을 알고 확인을 해야 합니다.

또한 사업장에서도 외국인고용절차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회사에서는 한 순간의 실수이지만, 그 실수 때문에 한 사람은 인생이 바뀔 수 있습니다.

고용센터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도 좀 더 홍보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수고스러울 수 있지만, 근로계약체결 후 출입국관리사무소에도 신고를 해야 하는 안내를 한 번만 해 준다면 많은 회사들과 노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회사 직원이 같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들어갔더라면, 노동자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제대로 갔더라면, 노동자가 신고절차를 좀 더 잘 알고 있었더라면, 며칠 뒤라도 회사나 노동자가 한 번이라도 확인을 해 봤더라면, 아니면 송탄출장소에서 서류를 보고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안내해 줬더라면…….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상담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사례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